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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영화 좀 아는 사람들이 쓰는 있어보이는 용어 정리 (1)

 영화 좀 안다 하는 사람들이 쓰는 있어보이는 용어들이 있습니다. 프레임이 어쩌구 저쩌구, 숏이 어쩌구 저쩌구, 여기서 사용된 미장센이 어쩌구 저쩌구 ... 이런 말들 들어보신 적 있으실거에요. 영화 좀 안다는 사람들이 쓰는 있어보이는 용어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오늘 다룰 5가지는 영화의 구문법이라고도 합니다.

 

1. 프레임 (Frame)

 

영상의 한 장면을 구성하는 틀을 프레임이라고 합니다. 영화 필름을 보면 한 장면 한 장면이 연속적으로 이어져있습니다. 이 때 필름 속 개별 영상 한 장면을 의미하는 용어가 프레임입니다. 영화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이거 몇 프레임이냐"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1초에 몇 프레임이 들어가느냐"라는 뜻으로 사용된 말입니다. 초당 프레임을 FPS (Frames per second)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영화는 초당 24프레임의 4:3사진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다양화가 되었습니다.

 

초당 24프레임만 사용해도 현실성을 반영하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24프레임만의 영상미!"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객관적인 근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다만 제작사 측의 '경제성'의 측면에서 초당 24프레임이 유통되었고 그것이 일반화되었다는 말이 가장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일부러 프레임을 조정한 작품들도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이안 감독읜 "제미니 맨"이 초당 120프레임으로 촬영된 영화입니다. 영화 감독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높거나 낮은 프레임수를 통해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2. 숏 (Shot)

 

 요즘 유튜브나 예능을 보면 카메라 앵글이나 영상이 쉴새없이 바뜁니다. 짧은 숏(shot)을 유지하는 것이 영상이 넘쳐나는 요즘 세상 속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숏이란, 스크린에 나오는 하나의 영상이 잘라지는 것(cut)없이 지속되는 것을 말합니다. 연출자가 원하는대로 하나의 숏이 1초가 안되는 경우도 있고, 몇 분씩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숏에 대해서 처음 인지한 것은 2013년입니다. 대학생 때 혼자 영화보는것을 즐겼습니다. 혼자 영화관을 갔다가 뭔지도 모르고 "비포 미드나잇"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상영관에 저 혼자 있었죠. 어찌보면 굉장히 지루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스토리와 인물들의 대사나 연기에 너무 감동을 받았어요. 

 

 오랜 연인이 차 안에서 대화를 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몰입도가 너무 심해서 그 숏이 끝날 때 까지 아예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한참 후에 알아챈 것은 그 숏이 굉장히 오랫동안 지속되었다는 것입니다. 의도적으로 긴 숏이 가져다주는 몰입도와 배우의 연기력에 대해서 처음 느낀 영화였죠. 이렇게 숏을 길게 유지하는 것을 흔히 롱테이크 기법이라고 부릅니다. 알고보니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세 시리즈가 모두 롱테이크 기법을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더라고요.

 

3. 미장센 (Mise-en-scene)

 

 미장센은 본래 "무대 배치"를 뜻하는 프랑스의 연극용어였습니다. 오늘날은 영화 속에서 연출 및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을 통칭 미장센이라고 부릅니다. 한국어 번역으로는 "장면화"라고 하는데, 미장센이라는 용어가 한국에서도 더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영화는 공간과 그 속 사물들을 장면에 담습니다. 프레임 속 보이는 공간 안에는 다양한 배경과 인물들, 그리고 여러가지 장치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어떤 것들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서 영화 제작자의 의도가 전달이 되기도 하고, 해당 장면에서 특정 분위기를 연출해 낼 수 있습니다. 영화의 편집 기법으로 컷과 컷을 분할하여 의미를 만들어낼 수도 있지만, 미쟝센은 이와는 다르게 스크린에 나오는 모든 인물과 사물과 장치들을 배치하고 통제하여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평소 이야기의 소재와 전개 방식에 초점을 둔 영화 시청 취향을 가진 제가 '미장센의 효과란 엄청나구나'라고 느낀 영화입니다. 색채감, 화면 비율, 사용된 의상이나 소품들 하나하나까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미장센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의 깊은 인상을 남겼던 영화입니다. 

 

4. 심도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선명하게 나오느냐 흐릿하게 나오느냐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사진 속 한 피사체는 선명한데 배경은 흐릿한 경우를 본 적 있으시죠? 이 때 '심도가 얕다'라고 표현하고, 반면에 화면 전체가 선명하게 나오는 경우 '심도가 깊다'라고 표현합니다. 주로 인물이나 사물을 피사체로 잡는 경우에 심도를 얕게 하여 집중을 유도하고, 도시 경관이나 자연을 보여줄 때 심도를 깊게 잡습니다. 역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요. 심도를 통해 카메라에 잡히는 공간의 부피감을 조정할 수 있고 또 깊이감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심도 또한 영화 제작자가 한 장면에서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5. 커팅(cutting)

 

 감독은 하나의 숏 안에 자신의 의도를 집어넣습니다. 숏의 길이가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숏과 숏을 구분지어 '컷' '커팅'이라고 합니다. 본래 필요없는 부분을 잘라낸다는 뜻으로 쓰인 용어입니다. '숏이 굉장이 짧네'와 '커팅이 굉장히 잦네'는 같은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