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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영화의 탄생

"영화"라는 것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영화' 그 자체보다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기술이 먼저 발달하였습니다. 첫 영화의 탄생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은 "윌리엄 호너(William G. Horner, 1893)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윌리엄 호너가 무엇을 만들었을까? 바로 "조이트로프(zoetrope)"를 만들었습니다. 조이트로프라는 용어를 처음 들어본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이트로프를 보면 다들 "아, 이거?" 하실 것 같습니다.

 

 

 조이트로프는 물체가 빨리 움직일 때 보이는 잔상효과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좁은 구멍을 통해 빠르게 움직이는 그림들을 보면 착시효과로 인하여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습니다. 조이트로프는 원기둥 모양의 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기둥에는 일정 간격으로 구멍이 나 있죠. 그중 한 구멍에 눈높이를 맞춘 뒤, 원통을 빠르게 돌리면 원통 안에 그려진 그림이 움직이는 것 같이 보입니다.  또 영화의 탄생을 가능케 한 기술들이 있습니다. 당시 먼저 발달이 되고 있던 사진 기술, 촬영기, 롤(roll) 필름 같은 것들이 그 예시입니다. 

 

 

 "영화"라고 부를 수 있는 "영사기"가 개발되는 데는 에디슨(Tomas Alva Edison)의 역할이 컸습니다. 1889년 에디슨은 "키네토스코프(Kinetoscope)"라는 일종의 장난감을 개발합니다. 커다란 상자에 동전을 넣고 그 상자의 작은 창에 눈을 가져다 댑니다. 그 안에는 한 줄의 필름과 전구가 있습니다. 이 필름이 렌즈와 전구 사이를 빠르게 지나갑니다. 1초에 46 프레임의 빠르기오 이동하니 사람의 눈에는 단순한 사진의 나열이 아닌 실제 움직임으로 보였습니다. 움직이는 사진(Moving pictures)을 처음 본 사람들은 이 마법 같은 광경을 다시 보고 또다시 보기 위해서 길게 줄을 서서 구경을 할 정도였습니다. 보통 20초에서 30초 정도의 장면이었는데, 키스나 권투 장면, 심지어 스트립쇼 같은 내용들이 상영되었습니다. 생에 처음 보는 진귀한 광경에 자극적인 콘텐츠를 담았으니, 제 생각에 에디슨은 이걸로 용돈 꽤나 벌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사기"는 이 키네토스코프를 개량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1895년 2월 10일, 뤼미에르(Lumière) 형제는 키네토스코프의 원리를 뜯어보며 익힌 뒤, 이를 개량하여 "시네마토그라프(Cinematographe)"를 완성시킵니다. 오늘날 "영사기"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초의 영화는 프랑스 파리의 '그랑카페'에서 상영되었습니다. 1895년 12월 28일, 새 해를 며칠 앞둔 날이었죠. 그 당시 영화는 오늘날과 같이 긴 러닝타임과 복잡하고 심오한 줄거리와 철학을 담은 "예술"이 아니었습니다. 키네토스코프를 개량해 영사기를 만들어냈을 뿐, 콘텐츠는 똑같았습니다. <공장 노동자들의 퇴근>, <열차의 도착>과 같은 30초 내외의 짧은 무성 영화였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본다면 영화라고 부르지 않고, "쇼츠"라고 부를 수도 있겠네요.  이 당시 만들어진 영화들은 모두 상영 시간이 짧고, 카메라의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중간 컷도 없이 우리 일상의 단면을 짧게 담아낸 것에 불과했습니다. 단순한 다큐멘터리였죠.

 

 

 

 그렇다면 이 최초의 영화는 누가 만들었을까요? 바로 뤼미에르 형제입니다. 오늘날은 영사기를 만드는 사람과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철저히 구분됩니다. 완전히 다른 영역의 사람이라고 생각되죠. 카메라나 영사기를 만드는 영역은 기술적 영역이지만, 영화를 만드는 영역은 예술적 영역입니다. 그러나 이런 개념적 구분은 이후에 이루어졌습니다.  "영화"라는 개념에 픽션과 스토리를 집어넣는 것 까지 뤼미에르 형제의 머릿속에 존재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영어로 영화는 무비(Movie), 모션 픽쳐(Motion Picture)라고 불립니다. 프랑스에서는 시네마(Cinema), 독일에서는 키노(Kino)라고 하죠. 이 모든 단어들은 공통적으로 "움직인다"라는 단어를 어원으로 두고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에게 영화란, 움직임을 재연해 내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 허구의 스토리를 담거나, 다양한 각도로 시선을 끈다던가, 철학적 의미를 담는다던가 하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초기 영화는 예술적 측면이 아닌, 기술 발전적 측면으로 바라보는 것이 낫습니다.